2025. 5. 28. 21:37
수천 번을 생각해 봤지만 이번에는 꼭 할거야. 왜 항상 빨간 양말과 검은 신발을 신지? 날씨가 흐리고 추워서 점퍼를 입고 왔어. 이 옷은 아주 소중해. 싸구려 옷이지만 그녀가 선물한 거야. 옥상에 웬 돌이지? 날아가지 못하게 한 건가? 이제 나는 거야. 베를린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언젠가는 떨어져. 춥지만 내 손은 따뜻해. 좋은 징조야. 내 뜻대로 될 거야. 몇 시나 됐지? 해가 지는군. 저쪽이 서쪽이야. 난 항상 동쪽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어. 차표를 한 장 얻었지. 태양을 등 뒤로 하고 별을 왼쪽에서 보며. 얼마나 좋은가… 총총 뛰던 그녀의 작은 발! 춤출 때 예뻤지. 우린 혼자였다. 내 편지를 받았을까? 아직 읽지 말았으면. 베를린은 내게 아무 의미 없어. 하벨이 강인가, 호수인가? 뒤쪽이 붸딩그라면 동쪽은? 전부 동쪽인가? 마음대로 소리쳐라. 나와는 상관없어.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. 하지만, 왜지?
/베를린 천사의 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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