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세상에 뛰어들겠어. '기회 속으로 파고들어라'라는 뜻을 알겠어. 지금 아니면 할 수 없어. 흐름 속으로 들어가야 여울물이 있지. 시간의 강, 죽음의 강으로 뛰어들겠어. 천사의 누각에서 내려오겠지. 위에서 보지 않고 눈높이에서 볼 거야. 우선 목욕을 해야지. 그리고 면도를 할 거야. 터키인 가게에 가서 손끝까지 마사지도 하고. 그리고 신문을 사서 1면부터 운세까지 봐야지. 첫날엔 대우만 받을 거야. 그 누가 어떤 부탁을 해도 난 거절하겠어. 누가 내 다리를 걸면 사과하라고 할 거야. 술집에 가면 주인이 자리를 정해주고 사장이 리무진을 보내면서 날 초대할 거야. 그 누구도 나를 타인이라 생각하지 않걸. 난 말없이 듣기만 할 거야. 그게 첫날에 할 일이지. 그녀는 날 안을 거야.
 
/베를린 천사의 시